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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 모독한 '욕하는 장관님'

아시아경제 기사전송 2008-10-27 12:44

"사진 찍지마. XX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마"

장관이 취재 중인 사진기자들을 향해 반말과 욕설을 퍼붓는 어이없는 일이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국정감사장에서 일어났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 민주당 이종걸 의원으로부터 "장관, 차관은 이명박의 졸개"라는 말을 듣고 제 분을 이기지 못하고 이 같은 말을 내뱉게 된 것.

유 장관의 욕설 동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이번 일은 유 장관이 언론담당 주무장관이라는 점에서 더욱 질책을 받고 있다.

문화부는 문제의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확인한 뒤 "욕설을 한 것이 아니라 다만 격한 감정을 스스로에게 드러낸 것이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의 말처럼 '성질이 뻗쳐서' 욕을 한 유 장관 때문에 정말 성질이 뻗치는 사람은 국민들이다. 유 장관 스스로의 평가대로 "금융위기 등으로 마음이 무거운 시기에 국민의 마음을 더 무겁게 한" 죄가 크다.

이 의원의 인신공격성 발언에 아무리 화가 났다고 해도 엉뚱하게 사진기자단에게 욕설을 한 것은 문화부 장관으로서 품위나 자기절제력을 잃은 모습이다.

또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현장의 모습을 담고 있는 기자들에게 "찍지마"라니, 자기 마음대로 언론을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유 장관의 언론관이 일순간 만천하에 폭로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유인촌 장관은 일요일인 26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언론인과 국민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했다. 하지만 사사로운 감정 하나 추스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위기의 국정을 맡길수는 없는 일, 민심은 이미 돌아섰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