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졌다.
녹색뉴딜 사업과 청년인턴제 등을 통해 단기 일자리 창출에 나섰지만 경기회복이 받쳐주지 않으면 쇼크는 패닉(공포)으로
돌변할 수 있어서다. 장기성장과 침체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정부의 호흡도 가빠질 전망이다.
◇'사실상 백수'
303만명=
통계청이 집계한 12월 실업자는 모두 78만7000명이다. 그러나 '취업 준비 중'이나 '그냥 쉬고 있다'고 응답해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에 들어간 사실상 백수까지 합치면 무려 303만6000명에
달한다.
지난달 입사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자는
53만5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만명이 줄어든 데 비해 '그냥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56만7000명으로 같은 기간보다
16만3000명 늘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일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해 취직을 단념한 구직단념자도 14만7000명으로 같은 기간
4만3000명이나 증가했다. 고용시장에 팽배해 있는 비관론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근무시간이 1주일에 36시간 미만인 일감을 갖고
있으면서 추가 취업을 원하는 불완전취업자도 48만6000명으로 지난해 12월보다 무려 13만5000명이 늘었다.
◇정부의
일자리대책 효과=정부는 당초 일자리대책의 상당부분을 대규모 토목공사 등을 통한 단기고용 창출에 할애했다.
고용시장의 타격이
취약계층에서부터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예상대로 지난달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각각 1.8%, 6.3% 감소해 소폭의 증가세(3.6%)를 보인 상용근로자와 대조를
이뤘다.
문제는 이미 터널에 진입했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1분기 내에는 고용지표의 마이너스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 정유훈 선임연구원은 "올해 경기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보여 연내 신규 일자리 10만명 회복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1분기까지 고용지표가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 조기 집행으로 1분기 경기 방어에 나선 정부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연구위원은 "고용시장 침체에 충격을 가한 원인이 해외에 있기 때문에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적다"며 "조기집행을 통해 정부대책 효과가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당분간 고용시장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제목: 지난달 ‘그냥 쉬었다’ 응답자 전년 동월比 16만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