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사건’ 인면수심의 강씨, 어떤 인물이었나?
헤럴드경제 | 기사입력 2009.01.28 09:07
"싹둑."
27일
오전 군포 여대생 납치 살해사건의 피의자 강모(38) 씨가 현장검증에서 태연하게 암매장 과정을 재연하자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DNA로
찾을 수 있는 증거가 남았을 것을 우려해 피해자의 손톱부위 10곳 모두를 가위로 잘라버린 것이다. 이런 인면수심의 강씨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주변사람들은 한결같이 강씨를 '매우 착실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평가했다. 1990년대 초에 처음 결혼해 가진 중ㆍ고교생 아들
2명과 함께 안산시내에 살면서 생계를 위해 상록수역 근처에 있는 모 호텔 사우나에 스포츠마사지사로 취직해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일을
해왔다. 업소 관계자들은 "항상 밝은 표정으로 인상이 좋았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형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일을 돕기도 했는데
함께 근무하던 동료들도 모두 "출근시간을 어긴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변 사람들은 사건 발생 이후에도 평소처럼 일하는
강씨의 모습을 보고 전혀 이상한 낌새를 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강도ㆍ강간 등 전과 9범의 강씨를 "침착하면서도
성적 탐욕이 매우 강한 인물"로 평가한다. 강씨는 젊은 나이에 이미 부인과 애인 등 6명과 살거나 사귀어온 여성 편력이 있고, 성적 충동을 참지
못하는 다중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월 맞선을 본 여성을 당일 성폭행을 한 뒤 합의로 풀려난 사실도 있으며, 평소 여성에 대한
집착이 강해 '헤어지자'고 요구하는 애인에게 '불질러 버리겠다'고 위협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여대생 살해 동기도 성폭행이었다.
사건 당일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70만원을 인출했던 강씨는 현재 8000만원 상당의 빚이 있지만 상록수역 근처에 2억원대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경제적 어려움은 크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한편 강씨는 지난 2005년 10월 30일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의 강씨 장모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장모와 부인은 숨지고, 자신과 아들은 탈출해 이후 억대의 보험금을 받았다. 또 1999년
이혼한 첫째 부인은 2003년 3월 실종돼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이에 경찰은 강씨가 이들 사건ㆍ사고와도 연관이 있는지 집중 수사하기로
했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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