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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퇴출 1순위 ‘중고령자’...'백수 중년' 급증

삼성경제연구소 ‘실업위기의 뇌관, 중고령자 고용불안 대책’

정리/ 이민중 기자

경제위기가 가중되는 가운데 청년실업은 물론 40대 이상의 중고령층의 실업률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2월 40∼50대 중고령 실업률은 2.5%를 기록, 전체 실업률 3.9%에 비해 양호한 수치를 보였지만 2008년 상반기 이후 중고령 실업자는 증가하고 취업자는 증가 폭이 축소해 중고령 고용지표는 추세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올해 1월 40대 실업급여 신청자 수 증가율은 전 연령 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동 연령대의 실업급여 신청자 수가 전년동월 대비 48.7% 증가해 전체 실업급여 신청자 수 증가율(35.9%)을 상회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실업위기의 뇌관, 중고령자 고용불안 대책’이란 보고서를 발표, 현재 심화되고 있는 40대 이상의 실업난 실상과 대안을 모색했다.

구조조정시 고용상황 악화 예상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기업실적 악화로 향후 구조조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올해 2분기 상장사들의 실적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39%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제2기 경제팀도 ‘기업구조조정 본격 추진’을 6대 정책과제 중 하나로 제시한 상황이다.

지난 4월부터 대기업집단 및 해운업계를 대상으로 채권단의 재무구조평가가 시작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쌍용자동차는 전체 인력 36%인 2646명을 정리해고하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기업 구조조정시 대부분의 퇴출 대상은 40~50대 중고령자
추경편성?일자리 나누기 고려해도 중고령 실업자 10만 증가

중고령자 고용비용 줄이고 일자리 유지하는 방안 ‘임금피크제’
근로자 선택 통해 ‘정년보장형’,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실시

향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중고령 실업자가 현재 수준 27.6만 명에서 10만 명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고령자의 실업률과 일자리 창출 부진은 카드버블사태(2003년)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기업 구조조정시 대부분의 퇴출 대상은 40~50대 중고령자로 최근의 추경편성, 일자리 나누기 등을 고려해도 올해 실업률 전망치 4.0%) 적용한다면 중고령 실업자는 10만 명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고령자는 한번 실직하면 재취업이 어려워 취업률이 낮고 유휴인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많다. 취업률은 청년층이 28.3%인데 비해 40대는 23.7%, 50대는 22.5%로 연령층이 증가할수록 감소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40∼50대 중고령자의 ‘쉬었음’ 인구도 확대되고 있다.

2009년 2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인구 중 약35.1%인 61.5만 명이 40∼50대이며, 전년동월 대비 6.5만 명(11.8%) 증가했다.

중고령 실업자의 양산은 소득증가세를 둔화시켜 내수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고령자는 취업자의 47%, 경제활동인구의 46.4%를 차지하는 노동시장의 핵심계층이어서 구조조정이 실현될 경우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자명하다.

또한, 중고령자의 실직은 가계대출부실, 금융부문의 부실을 초래. 중고령자의 실직은 단기적으로 주택담보대출에 관련된 이자비용에 대한부담이 상승함을 의미하고, 결과적으로 가계대출의 부실화를 초래했다. 올해 1월 현재 주택담보대출은 241조5000억원에 달하며, 최근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가계대출 부문의 부실은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져 경제위기상황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정부의 중고령자 고용 대책

현재 임금동결·삭감을 통한 일자리나누기는 중고령 일자리 유지를 위한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역부족이다.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는 경기불황기에서 단기적으로 고용을 유지하거나 창출하기 위한 수단이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 및 유지용으로 3.9조 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이중0.5조 원을 투입해 약 22만 개의 일자리를 유지할 계획(2009년 3월 24일 추경예산안 자료)이다. 이는 단기적인 구조조정 방지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정부의 재정지출 부담이 가중되고 안정된 일자리 창출로의 연계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중고령자 고용지원정책으로 2개 분야 8개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활성화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고령자 고용정책 대상은 주로 50세 이상으로 40대 조기퇴직자에 대한 지원책은 미흡하다. 다수고용 장려금은 55세 이상, 신규고용 촉진 장려금은 50세 이상 등으로 고령자 직업능력 개발 지원은 참여율이 저조하고, 고령자 고용촉진 장려금의 경우는 기술과 기능을 가진 고학력 중고령자의 재취업 지원이 용이하지 않다.

공공고용서비스 기관을 통한 취업자 비율이 전체 취업자의 5%에 불과하다. 이는 고용지원센터의 취업상담 인원의 부족과 전문성 부족 등으로 상담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주요 원인이다. 공공고용 서비스 기관 직원 1인당 경제활동인구는 선진국이 400∼3700명 수준인데 비해 한국은 8000명이다. 전체 취업자 중 공공고용서비스기관을 통한 취업자 비율은 영국, 독일, 스웨덴 등은 40∼70%로 한국의 5%는 매우 낮은 실적이다.

중고령자 일자리 대책을 대상별로 강구해 구조조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기존 일자리 유지인력, 실업자, 향후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 인력 등에 대해 일자리 유지·창출·전직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장기근속 중고령자 고용비용 축소

중고령자 고용비용을 줄이고 일자리를 유지하는 방안으로 ‘임금피크제’가 논의되지만 도입률은 5.7%에 불과(2008년 기준)하다. 임금피크제 미도입 주요 원인은 노사합의의 어려움, 고령자 적합직종 미개발 등이다.

임금피크제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노사간 공감대를 확보하는 필요하다. 기업은 고령자의 경험 및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충성도 및 사기가 제고되는 긍정적인 측면을 인식한다. 근로자는 임금양보를 통한 고용불안감 해소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평가·노조는 명분을 이유로 현재의 불이익변경에 대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고용이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실리를 추구한다.

정부는 임금피크제의 활성화를 위해 모범사례 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근로자 개인별 선택을 통해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실시해야 한다.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본인 선택시점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되 정년까지 기간의 1/2의 기간만큼 정년 연장(50세 적용시 57세 6개월로 연장 가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중고령자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청년층과의 상생일자리 나누기 실현해야 한다. 대졸초임 임금삭감을 통한 신규채용 확대보다는 중고령자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청년채용 확대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중고령자에 적합한 근무형태 및 근로시간 유연화로 일자리 유지가 가능하다. 중고령자의 육체적, 신체적 능력을 고려해 주 4일근무제, 일일 6시간근무제 등 근무형태를 다양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직무훈련과 재배치 등 재활력화

50세 이상 중고령자에게 매년 ‘2주간의 직무훈련기간’ 부여로 기술수준 및 혁신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2005년 OECD의 보고서에 의하면 2005년 한국근로자의 평생교육참가율이 18.8%로 선진국에 비해 저조하다.

특히 50~56세 중고령자의 직업훈련참가율은 9.6%로 덴마크(44.5%), 노르웨이(40.4%), 미국(39.9%)에 비해 현저히 낮다. 중고령자의 직업훈련 참가율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기 위해서는 50세 이상 중고령자에게 매년 2주간의 의무교육훈련기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중고령자 능력에 적합한 직무개발과 작업장 재배치를 통해 중고령자에게 동기부여하고 생산성을 유지해야 한다. 스페인의 소방서는 50세 이상의 소방관들을 현장에서 벗어나 지원, 교육 ,커뮤니케이션 활동 등의 직무에 재배치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업무부여를 통한 중고령자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기 위함이다.

중고령 친화적 일자리 창출

중고령자 우선 고용직종에 대한 중고령자 고용을 활성화해야 한다. 고령자 고용촉진법에 의거 고령자를 위한 우선 고용직종을 제시하고 있으나 임의 조항으로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

2006년 산업·직업별고용구조조사 기준 우선고용직종의 전체 종사자는 4319천명이며, 이중 고령 종사자수는 1189천명으로 비중은 27.5%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령자 고용현황의 정확성 제고와 우선고용직종의 구체적 직무능력에 대한 정보 제공 등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중고령자 채용률 이행에 대한 철저한 감독 및 우수기업의 경영평가 반영 등 적극적 인센티브 부여 고령화에 따라 향후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개호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에 중고령자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08년 장기요양보험 도입에 따라 장기요양기관, 개별 방문 등의 개호서비스 인력이 대폭 확대되고 있다.

2010년 장기요양 급여대상인원은 27만6000명이 예상되며 이들을 돌보기 위한 요양보호사, 장기요양기관 종사자 등의 인력은 146천명으로 추정된다.

급격한 증가추세에 있는 장기요양기관이 효율적인 경영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관리, 행정, 경리 분야의 실무경력 중고령자가 필요하다. 더불어 ‘중고령 인력 Best 활용기업상’을 제정하여 중고령자 활용기업에 대한 지원과 정책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사회공헌 및 사회적 일자리 창출

정부의 2조 원 희망근로프로젝트 중 사회공헌, 사회적 기업 등 중고령자 친화적 일자리 프로그램을 별도로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별로 지역 내의 기업, 비영리단체, 평생교육단체 등이 협력해 지역사회 특성에 적합한 일자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전문지식과 실무경력을 보유한 퇴직 중고령자를 위해 사회공헌차원의 일자리가 필요하다. 퇴직 중고령자는 자신의 직무경력을 유지하면서 사회기여와 경제활동을 하고 싶은 니즈가 존재한다. 40~49세 대기업, 중소기업, 관공서 퇴직자 304명 중 60.9%가 민간 비영리기관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의향이 있으며, 참여목적은 ‘남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위해(39.1%), 경제활동을 위해(25%)’라고 응답했다.

둘째,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기업 마련이다. 사회적 기업은 공익적 목적달성과 함께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시행되어 현재는 218개 정부인증 사회적 기업이 운영(평균 30여명을 고용)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 가능한 사업단은 1327개에 이르고 있다.

향후 지속가능한 사회적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연계형, 지자체연계형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 기업가 양성, 사업 아이디어 발굴능력 개발 등의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전문단체 개발이 시급하다.

실업 없는 전직 실현

전직지원 서비스가 제대로 안 되어 중고령자 실업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직지원 서비스는 소수의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중심으로 운영 중이지만 홍보부족, 연계부족, 관심 미흡 등으로 활성화 되지는 못했다.

고용지원센터의 인력규모를 선진국 수준으로 확충하여 서비스의 질과 전문성을 제고해야 한다. 현재 한국 고용지원센터의 ‘직원 1인이 담당하는 경제활동인구’는 독일의 30배, 일본의 3배가 넘는 실정으로 열악하다. 직원 1인당 담당인력을 최소 일본의 2배 수준 정도로 낮추어 고용지원센터의 서비스 제공능력을 제고하면 약 2500명의 신규고용 창출이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경쟁력을 제고를 위해 현재 47개의 종합고용지원센터의 취업지원기능을 민간으로 외주화, 또는 분사화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의 전직관리는 일시적, 폐쇄적인 성향으로 실효성이 낮다. 대규모 고용조정이 예견될 경우 노조나 사회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시적 ‘전직관리’가 대부분이다. 인사부서를 중심으로 한 ‘폐쇄적 퇴직관리’가 일반적이어서 종업원 참여와 공감대가 부족하고 노사분쟁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퇴직 ‘예고와 준비’, 종업원의 ‘선택’과 이에 대한 ‘지원’ 등 전직 프로세스와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근로자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및 사내전배노력과 같은 해고회피 노력을 선행

시사점 및 제언

기업은 중고령 친화적 新인적자원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중고령자를 미래노동력의 보고로 보고 적극적인 일자리 유지전략을 전개해야 한다. 중고령자는 이직율이 낮고 신뢰성이 높아 기술유지가 가능하고 오랜 경륜에 의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기술도 뛰어나다. 중고령자의 활용을 위해서는 채용, 교육, 근무형태, 직무디자인, 퇴직에 이르는 새로운 인적자원관리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중고령자 스스로도 고용비용 축소에 적극 동참하는 지혜로운 선택이 중요하다. 자신의 시장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능력에 부합되지 않은 고용보장이나 연공에 기초한 임금인상은 더 이상 지속 불가능하다.

정부는 고용촉진법 실효성을 증대해야 한다. 실업급여를 재취업을 촉진하는 인센티브 제도로 전환하는 등 생산적인실업대책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구직활동과 재취업 직업훈련을 하는 실직자에게만 실업급여 지급하는 등 생산적인 실업대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